역사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내놓고보니 도무지 어디서인가 본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다 갖다 버리고 온 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 위험하기 짝이없는 큰 길가더라.
그날밤에 한소내기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터인데 그 이튿날 나가보니까 변괴로다 간데온데없더라. 어떤 돌이 와서 그 돌을 업어갔을까. 나는 참 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도다.
「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수 없소이다. 내차례에 못올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. 자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」
어떤 돌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것만 같아서 이런 시는 그만 찢어버리고 싶더라.
이런 시 / 이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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